[이희수의 술과 인문학(4)] 007 제임스 본드가 술 박사인 이유는?
[이희수의 술과 인문학(4)] 007 제임스 본드가 술 박사인 이유는?
  • 배종길 편집인
  • 승인 2024.02.2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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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7 제임스 본드는 미남에다 초인적인 능력을 겸비한 전형적 영국 신사로 세계무대를 활약하며 많은 여성을 매료시킨 영국 작가 이언 플레밍의 작품에 나오는 가상의 영국 첩보원이다. '보드카 마티니' 젓지 말고 흔들어서(Vodka Martini, Shaken Not Stirred) 그가 즐겨 마시는 칵테일이다.

칵테일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신사의 칵테일 마티니는 원래 진과 드라이 베르무트를 3대 1로 살짝 저어서 칵테일글라스에 따르고 올리브를 하나 장식해서 제공하는 술이지만 핵심 기법인 휘젓기마저 무시하고 터프한 흔들기를 선택해 본드만의 보드카 마티니를 만든다.

 

술에 관한 한 제임스 본드는 소설에서 7페이지마다 한 잔씩 총 317개의 알코올 음료를 마시며, 영화에서 24.3분마다 한 잔씩 총 114개의 음료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까지 007 시리즈 25편의 영화에 등장하는 다양한 술은 흥미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내며 제임스 본드를 술 박사로 만들고 술과 연관되는 재미있는 장면들을 연출하기도 한다.

제임스 본드는 칵테일뿐만 아니라 와인에도 폭넓은 지식을 갖고 있다. '다이야몬드는 영원히' 중에서 본드가 식사를 하며 술을 청하자 바텐더로 변장한 살인청부업자가 술을 내놓으며 아주 오래된 '1955년산 샤토무통 로칠드'라고 말한다.

 

그러자 본드가 '이 요리에는 사토무통 로칠드보다 클라렛이 어울리는데'라고 말하며 재주문을 하자, 술에 문외한 살인청부업자는 '미안합니다. 그것은 마침 품절입니다.'라고 대답하자 당장 살인청부업자는 정체가 드러나고 해박한 본드의 술 상식 앞에 잡히고 만다.

클라렛(claret)은 영국에서 좋은 와인의 의미로 당시 보르도 레드 와인의 애칭이며, 샤토무통 로칠드는 샤토 라피트 로칠드, 샤토 라뚜르, 샤토 마고, 샤토 오브리옹과 함께 프랑스 보르도 1등급 와인(Premiers Crus)인 보르도 5대 샤토 안에 들어가는 고급 레드 와인이다.

 

제임스 본드는 하늘의 별로 불리는 샴페인과 드라이한 식전주 네그로니, 달콤한 식후주 스팅거 칵테일도 즐겨 마신다.

007 제임스 본드가 술 박사인 이유는 무엇일까? 007 시리즈의 작가 이언 플레밍은 칵테일과 와인 등 술에 대한 해박한 전문지식과 탁월한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다.

작가의 대본이 제임스 본드를 술 박사(어떤 일에 정통하거나 숙달된 사람)로 만들 듯이, 사회가 혼란스러운 시기 사회의 부정적 측면을 해결하는데 정치가의 역할이 요구된다.

정치가는 국민의 힘든 삶을 해결하는 박사가 되어야 한다. 갈등을 성공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쟁점의 양 측면을 모두 이해해야 한다.

국민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분열을 하나로 묶어내는 그런 역할을 하는 강한 리더가 필요하다.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위기 대처의 다양한 능력을 지닌 제임스 본드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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