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수의 술과 인문학③] 술, 누군가에겐 생명의 물이고, 누군가에겐 악마의 피다!
[이희수의 술과 인문학③] 술, 누군가에겐 생명의 물이고, 누군가에겐 악마의 피다!
  • 배종길 편집인
  • 승인 2024.02.2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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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수의 #술과인문학 ]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술은 '생명의 물이자 악마의 피' 라는 찬사와 저주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술은 잘 마시면 약이 되고 잘못 마시면 독이 된다. 극단적인 양면성을 철저하게 지닌 우리의 야누스(Janus) 술은 인간의 끈끈한 삶과 더불어 영원불멸의 뿌리를 내리며 목숨을 이어왔다. 술은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맺을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하고 모두의 비난을 받을 수 있는 행동도 하게끔 만드는 신기한 존재이다.

술의 신 바쿠스(Bacchus)는 바다의 신 넵툰(Neptune) 보다 더 많은 사람을 익사시켰으며, 오늘도 누군가는 혼술을 즐기고 누군가는 즐거워서, 기뻐서, 화나서, 슬퍼서, 외로워서, 피곤해서 술을 마시며, 주당들은 또 다른 핑계로 술을 마신다. "월요일은 원래 마시는 날이고, 화요일은 화끈하게 마시고, 수요일은 수시로 마시고, 목요일은 목에 찰 때까지 마시고, 금요일은 금방 마시고 또 마시고, 토요일은 토할 때까지 마시고, 일요일은 일찍부터 이집 저집 다니면서 마신다." 원래 이 말은 프랑스의 유명한 선술집 주인 마돈나가 한 얘기다. 마시고 돈 내고 나가라고 마돈나다.

흔히 사람들은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그 나름의 이유를 붙여가며 술잔을 통해 누군가와 함께 기쁨을 더하거나, 슬픔을 나누기를 원한다. 술자리의 술은 즐겁게 마셔야 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오늘은 가고 내일이 온다. 인간의 감정에 기쁨과 슬픔, 행복이 공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즐거운 술잔 속에도 화가 있어 가끔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음주의 긍정적인 측면은 기분 전환용으로 소량의 음주를 한 경우 해방감, 편안함, 자유로움, 자신감을 증가시킬 수 있으나 반면에 지속적으로 과음을 할 경우 습관성과 중독성으로 인해 쉽게 통제가 안 되고 중독으로 발전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래서 술 속에 진리가 있고, 술자리엔 반드시 절제가 필요한 법이다. "첫 잔은 사람이 술을 마시고, 두 잔은 술이 술을 마시고, 석 잔은 술이 사람을 마신다." 인생을 현명하게 산다는 게 어려운 일인 것처럼 현명한 음주 습관도 똑같이 어려운 일이다.

술의 효용이란 술잔을 주고받을 때 여러 가지 다양한 정보가 전달되며, 초대면인 사람과도 의기투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술을 마시되 자신의 한계를 알며 자리를 분별하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탈무드에 "술을 마시는 시간을 낭비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그 시간에 당신의 마음은 쉬고 있다."라는 말처럼 술이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이 다른 것이 아니라 술을 다루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것이다. 술에는 낭만이 깃들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가벼운 칵테일 한잔, 감미로운 와인 한잔은 인생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하고 우리의 삶을 더 아름답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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