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산재 해마다 느는데…물류센터 '한증막' 여전
폭염산재 해마다 느는데…물류센터 '한증막' 여전
  • 메디테크뉴스
  • 승인 2023.08.0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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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열질환 산재 인정건수 증가세

2020년 13건서 2022년 23건으로



물류센터 건축법상 창고시설 분류

냉난방기 설치 사업주 재량 맡겨…

제조공장 준하는 규정 적용 필요성



쿠팡 "폭염시기 추가 휴게시간 없다"

노동자 소통없이 일방적용 '도마위'

온열지수 기준 사업주 의무규정 주문

쿠팡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관한규칙을 노동조합 및 현장 노동자와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여름도 폭염 시기 추가 휴게시간을 제공하지 않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온열지수를 기준으로 사업주의 의무를 부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물류센터 및 실내작업장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토론회'가 25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2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물류센터와 실내 작업장에서 폭염으로 발생하는 온열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법제도의 개선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안전을 위한 대책위원회 권영국 대표는 "지난 6월 19일, 대형마트인 코스트코 하남점에서 카트와 주차 관리를 하던 노동자가 주차장에서 업무 중 쓰러져, 결국 사망한 바 있다"며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입수한 자료를 보면 온열질환으로 인한 산재 인정 건수는 2020년 13건에서 2021년 19건, 2022년 23건으로 매년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물류센터는 여전히 건축법상 창고시설로 분류돼 냉난방기 설치조차도 사업주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고 밝혔다.

 

정의당 류호정 국회의원은 "지난달 19일, 코스트코에서 카트 관리 업무를 하던 20대 청년 노동자가 35도가 넘어가는 폭염에 사망한 것과 같이,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앙으로 가는 길목에서 온열 질환은 노동자에게 치명적인 산업재해 원인이 되고 있다"며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 개정되고, 관련 가이드라인도 마련됐지만 실제 휴게시간이 부여되는 방식은 노동자와 사용자의 '협의' 방식이기에 사용자가 모른 척하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민병조 지부장과 쿠팡대책위 제도개선TF 오민애 변호사가 각각 '물류센터의 폭염 대응 상황', '폭염 대응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민병조 지부장은 "물류노동자들의 안전하게 노동할 권리가 지켜져야 하고 '더울 때 덥지 않게 추울 때 춥지 않게 노동할 권리 또한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관리감독청인 고용노동부에 물류센터 내 산안법 위반 여부에 대해 철저히 관리감독할 것을 요구하고 창고로 규정되는 물류센터를 제조공장에 준하는 신안법상의 규정들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민애 변호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고열 한랭 또는 다습작업이 실내인 경우 냉난방, 통풍 등을 위해 적절한 온도 습도 조절 장치를 설치하도록 정하고 있다"며 "이 조항의 경우에도 고열, 한랭, 다습작업으로 범위를 정하고 있어서 폭염에 대비해 냉방장치를 설치하도록 하는 근거규정이 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폭염 시기 실내가 덥고 뜨거워지는 경우도 포함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쿠팡대책위 권영국 대표를 좌장으로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지회장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이혜은 소장,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정책과 권구형 팀장, 국토교통부 생활물류정책팀 이민규 사무관이 패널로 토론에 참여했다.

 

정성용 지회장 "쿠팡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관한규칙을 노동조합 및 현장 노동자와의 어떠한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선택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며 "올해 여름도 최대한 폭염 시기 추가 휴게시간을 제공하지 않는 방향으로 그러나 규칙을 준수한다는 명분 유지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은 소장은 "온열지수를 기준으로 사업주의 의무를 부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고시 또는 지침 등으로 다양한 고온 노출 작업의 사례를 명시할 필요성 또한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물류센터 및 실내작업장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토론회'는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와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더불어민주당 이학영·이수진(비) 국회의원, 정의당 심상정·이은주·류호정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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