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동남아 마약왕' 밀반입 수법은 '구슬공예' 위장
[단독]'동남아 마약왕' 밀반입 수법은 '구슬공예' 위장
  • 노컷뉴스
  • 승인 2022.07.20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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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마약왕' 김모씨 국내 강제송환
필로폰 '구슬공예'로 위장, 하선 통해 마약 밀수 시도
생리대 이용한 밀수, 거래 성사도
국내 판매책 등 확인된 공범만 20여명, 70억어치 마약 유통
'동남아 3대 마약왕' 전원 검거했지만 여전한 '마약 유통'
'동남아 3대 마약왕' 마지막 총책, 70억어치 마약 유통
동남아 마약 밀수 '최상선'으로 지목되는 김모(47)씨가 국내로 마약을 반입한 수법이 일부 확인됐습니다. 베트남 호치민에서 머물던 그는 운반책·판매책 등에게 마약 전달을 지시했으며, 이러한 '하선'과 함께 은닉 및 입국 방식 등을 논의했습니다. 특히 김씨는 마약이 담긴 봉지를 구슬 줄로 싸서 마치 '구슬공예'로 위장하는 방식을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 3년 간 김씨를 추적해오던 경찰은 최근 베트남에서 그를 검거하고 19일 국내로 강제송환했습니다. 김씨가 그간 국내에 유통한 마약은 확인된 것만 70억 원어치로 향후 수사에 따라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찰청 제공
경찰청 제공

동남아 마약 밀수 '최상선'으로 지목되는 김모(47)씨가 국내로 마약을 반입한 수법이 일부 확인됐다. 베트남 호치민에서 머물던 그는 운반책·판매책 등에게 마약 전달을 지시했으며, 이러한 '하선'과 함께 은닉 및 입국 방식 등을 논의했다. 특히 김씨는 마약이 담긴 봉지를 구슬로 꿰어진 줄로 싸서 마치 '구슬공예'로 위장하는 방식을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3년 간 김씨를 추적해오던 경찰은 최근 베트남에서 그를 검거하고 19일 국내로 강제송환했다. 경찰은 김씨가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린 마약 유통책 중 검거되지 않은 마지막 '총책'이었다고 밝혔다. 그간 국내에 유통한 마약은 확인된 것만 70억 원어치로 향후 수사에 따라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 마약왕' 총책, 마약 밀반입 수법은




1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동남아 마약왕' 김씨의 하선인 강모(51)씨와 송모(28·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향정) 위반 등으로 2020년 9월과 10월 법원에서 각각 징역 6년과 7년을 선고 받았다. 강씨는 항소했지만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형이 그대로 확정됐고, 송씨는 항소해 2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 받은 뒤 지난해 3월 형이 확정됐다.

강씨와 송씨 모두 김씨에게 필로폰을 건네 받고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다 적발돼 검거됐다. 베트남에 있던 두 사람이 김씨를 처음 알게 된 시점은 지난 2019년 초쯤이다. 이후 김씨는 "필로폰을 한국으로 가져다 팔아주면 일정한 수익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대략적인 금액은 1g당 10만 원 정도로 파악된다.

김씨는 베트남에 머물며 '사라 김'이라는 닉네임으로 지난 2018년부터 텔레그램 등 SNS을 통해 활발히 마약을 판매해 온 인물이었다. 그는 마약을 국내로 반입할 속칭 '지게꾼'이 늘 필요한 상황이었다.

세 사람은 2020년 2월 베트남 호치민에 있는 김씨의 주거지에서 필로폰 1kg(시가 1억 700만 원 상당)을 국내로 반입할 방법을 함께 의논했다. 처음 김씨는 필로폰을 삼켜 체내에 은닉한 뒤 반입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에 일회용 비닐장갑 손가락 부분에 필로폰을 소분해 담은 다음 실로 묶었는데, 작업 도중 체내 은닉 방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도출돼 포기했다.

다음으로 제안된 방식은 송씨의 생리대에 숨겨 반입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송씨는 이미 마약 혐의로 한국 경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상태였기에 송씨가 소지하면 쉽게 적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결국 필로폰을 캐리어에 숨겨 입국하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단, 필로폰을 비닐랩 등을 이용해 꽁꽁 포장한 뒤 '구슬 줄'로 여러 번 감는 방식이 사용됐다. 구슬공예품으로 위장한 셈이다.

베트남 공항에 다다른 강씨와 송씨는 필로폰이 든 캐리어를 기내용 수화물로 등록했다. 이제 비행기를 탈 일만 남은 찰나, 반전이 발생했다. 공항 검색대에서 수색에 걸려 캐리어를 열게 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검색대 직원은 많은 양의 구슬 줄을 의아하게 생각하던 터였다. 이때 송씨가 기지를 발휘했다. 휴대폰으로 '구슬공예'라는 단어를 검색한 뒤 이미지 등을 직원에게 보여주며 정상적인 물품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후 무사히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이들은 인천국제공항에 다다랐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 세관의 벽을 넘진 못했다. 은닉한 필로폰이 적발됐을 뿐더러, 이온스캐너를 통해 손바닥에도 필로폰이 검출되는 등 궁지에 몰린 끝에 결국 체포됐다. 이들의 소식을 몰랐던 김씨는 '배달 사고'가 났다는 생각에 텔레그램을 통해 독촉 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른바 '동남아 3대 마약왕' 중 마지막 피의자 A(47) 씨가 지난 17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검거돼 19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A씨는 2018년부터 텔레그램으로 국내 공급책을 통해 구매자들에게 필로폰과 합성 대마 등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진환 기자
이른바 '동남아 3대 마약왕' 중 마지막 피의자 A(47) 씨가 지난 17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검거돼 19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A씨는 2018년부터 텔레그램으로 국내 공급책을 통해 구매자들에게 필로폰과 합성 대마 등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진환 기자

김씨의 마약 밀수가 이렇듯 실패 사례로만 끝난 건 아니다. 그보다 앞선 2019년 7월 김씨는 송씨에게 필로폰 약 60g(시가 840만 원 상당)을 국내로 밀반입해 달라고 제안했다. 김씨는 애초 필로폰을 피임기구에 싸서 송씨의 신체 부위에 넣어가는 방법을 제시했으나, 송씨는 거절했다. 결국 생리대 안에 비닐랩으로 포장한 필로폰을 숨긴 뒤 속옷에 붙이는 방식을 시도했고 국내 입국에 성공했다. 이후 김씨가 텔레그램으로 확보한 고객을 강남구 논현동에서 만나 필로폰을 쇼핑백에 담아 건네주기도 했다.

이처럼 김씨의 마약 밀수 행각이 일부 포착됐지만 드러나지 않은 행각과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019년 베트남과 공조해 김씨에 대한 추적을 시작했으며 지난 17일 김씨 주거지 인근에서 합동 검거에 성공했다.

김씨는 서울·경기·인천·강원·부산·경남 등 전국 13개 수사관서에서 마약 유통 혐의로 수배선상에 올랐으며, 국내 판매책 등 공범만 20여명, 확인된 유통 마약은 시가 70억여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김씨가 검거됨에 따라 관련 수사가 진행되면 정확한 유통 규모가 밝혀지게 될 것"이라며 "실제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이밖에 김씨는 자신의 20대 아들을 통해 범죄 수익금을 돈 세탁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아들 김모(28)씨를 지난 3월 붙잡아 구속하고 비트코인 지갑에 남아있던 18억 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 보전'을 신청했다.


'동남아 3대 마약왕' 면면은…전원 검거했지만 여전한 '과제'


박종민 기자
박종민 기자

경찰은 김씨 체포로 이른바 '동남아 3대 마약왕'을 전원 검거했다고 밝혔다. 동남아 3대 마약왕 중 한 명인 '텔레그램 마약왕' 박모(42)씨는 2020년 10월 필리핀에서 검거돼 현지 수감 중이고, 탈북자 출신 마약 총책인 최모(35·여)씨는 캄보디아에서 검거돼 올해 4월 국내로 강제송환된 바 있다.

면면을 따져보면 범죄 이력은 상당하다. 박씨의 경우 2016년 10월 필리핀 팜팡가주(Pampanga)의 한 마을 인근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남녀 3명을 총으로 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한 사건의 주범이다. 그는 2016년 필리핀에서 검거됐지만 2017년 탈옥해 두 달 만에 붙잡혔고, 2019년 10월 재차 탈옥했다. 이후 2020년 10월 필리핀에서 검거됐다.

박씨는 두 번째 탈옥 당시 도피 중에도 버젓이 마약을 판매(CBS노컷뉴스 2020년 9월 8일자 '[단독]'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 주범, 도피 중 은밀한 마약판매' 참조)하는 등 대담한 행적을 보이기도 했다. 텔레그램에서 '전세계' 닉네임을 사용한 박씨의 마약 판매는 국내 총책인 닉네임 '바티칸 킹덤'을 거쳐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4)씨에게까지 닿아 논란이 일었다. 법무부는 뒤늦게 박씨의 국내 송환을 추진했으나, 그가 필리핀 대법원에서 살인 혐의로 최근 장기 60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아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이다.

탈북자 출신 마약 총책인 최씨의 경우 2011년 탈북해 2018년 중국으로 출국했다. 이후 베트남·태국·캄보디아 등에서 국내에 있는 공범을 통해 속칭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 등 마약을 국내로 지속 밀반입했다. 그는 지난해 7월 태국에서 붙잡혔으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뒤 또 다시 마약 판매를 이어갔다. 태국 법원의 재구금 추진에 종적을 감춘 최씨는 지난 1월 캄보디아에서 검거됐다. 그에 대한 마약 수배는 경찰과 검찰 포함 10건에 달했다.

이번에 잡힌 김씨는 이러한 박씨와 최씨에게 마약을 공급한 '최상선 총책'으로 지목된다. 특히 김씨와 박씨의 관계는 긴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씨의 마약 홍보 및 방식 등을 박씨가 전수를 받았다는 전언도 나온다. 베트남은 김씨, 필리핀은 박씨, 태국 및 캄보디아는 최씨 등 마약 밀수 중심 지역도 나눠져 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리는 마약 총책이 전원 검거됐더라도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마약 범죄가 젊은 층, 초범이 증가하는 등 일상 속에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10~30대 젊은 층 마약사범은 2019년 1566명(66.2%)에서 2020년 1769명(67.3%), 2021년 1839명(71%)으로 증가했다. 전체 마약사범 중 초범은 2019년 1751명(74%)에서 2020년 1960명(74.6%), 2021년 1962명(75.8%)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이다. 경찰은 오는 10월까지 마약 사범 집중 단속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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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kul@cbs.co.kr,CBS노컷뉴스 서민선 기자 sms@cbs.co.kr

<노컷뉴스에서 미디어N을 통해 제공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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