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연구실을 찾아]"대한민국에서 노벨상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건강한 연구실을 찾아]"대한민국에서 노벨상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 메디테크뉴스
  • 승인 2021.12.02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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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세상 참 많이 변했죠? 기업들은 '부장님' 호칭을 버리고 '위계적 칸막이'를 없애는 등 수평적 문화 만들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책까지보며 '90년생 배우기'에 열심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참 변하지 않는 곳이 대학 연구실입니다. 교수님은 여전히 대학원생의 생사여탈권을 쥔 '왕'이죠. 과학 R&D에 연간 20조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되는데 '꼰대 교수님'과 '90년생 대학원생'이 공존하는 연구실이 변해야 나라의 미래가 있지 않을까요? 이미 현장은 변하고 있습니다. 소통하는 문화에 성과까지 탁월한 '건강한 연구실'을 소개합니다.
 

성균관대 장암 건설환경공학부 교수(가운데)


<디지털뉴스팀>  "대한민국에서 노벨상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교수와 학생간 수직적인 문화 때문일 수 있다."

성균관대 '지속가능 수처리 연구실'이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는 '건강한 연구실'로 선정돼 지난 1일 현판식이 열렸다.

정부는 젊은 과학자들이 행복한 연구실에서 마음껏 연구를 수행하고 우수한 연구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2020년부터 건강한 연구실을 선정하고 있다. 지난해 6개 연구실이 처음 선정됐고 올해는 성균관대를 비롯해 10개 연구실이 이름을 올렸다. 선정된 연구실은 상과 함께 상금 1000만원을 받는다.

◇"교수와 학생간 벽을 없애야겠다…벽이 없는 것이 건강한 연구실"

평등하고 수평적인 문화가 자리잡은 미국과 달리, 한국은 과거 권위주의 잔재가 남아 '갑질 논란'이 여전하다. 기업들의 경우 '인재 확보'를 위해 시대상의 변화에 맞게 과감하게 조직문화를 바꿔가고 있지만 대학 연구실의 풍경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변화는 나타나고 있다. 일부 '교수님'들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유학을 마치고 2011년 성대 교수로 부임한 장암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대학원 시절 교수님이 워낙 무서워 내가 갖고 있던 생각을 전달하는 게 싫을 정도였다"며 "평등문화가 강한 미국에서 7년 정도 공부하고 한국에 들어오면서 교수와 학생간 벽을 없애야겠다는 철학이 생겼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학생들은 저에게 형제나 동생, 아들과 딸 같다. 학생들과 같이 밥먹고 가위바위보로 후식내기를 하는 등 소소한 것에서 벽을 허물고 있다"며 "이렇게 하다 보니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단절되지 않고 스승의 날이나 생일에 축하드린다며 연락이 온다.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으면 상호간에 신뢰가 생기고 건강한 연구실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벽이 없는 것은 건강한 연구실의 모티브이며 가정이 화목하다 보니 실적도 학교에서 앞서 간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 이창윤 기초원천연구정책관과 장암 교수

 

 


◇3년간 논문 50편, 특허등록 14건, 학술발표 35회…우수 성적 기록

박사과정 4명과 석사과정 7명으로 구성된 지속가능 수처리 연구실은 최근 3년간 SCI(E) 논문 50편 집필, 특허 등록 14건, 학술발표 35회 등 성과가 우수하면서도 소속연구원의 연구실 문화 만족도가 매우 높은 연구실로 꼽힌다.

다국적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화합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상호 존중하는 분위기를 추구한다. 구성원간 멘토 제도를 통해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적응할 수 있게 돕고, 모든 학생이 연구노트를 통해 독립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등 자율적이고 자기주도적인 연구문화다.

장 교수는 "우리의 전공은 물쪽인데 지속성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며 "지속적으로 연구해놓고 전문적인 지식을 해석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은 교수가 추천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 자체 분위기에서 자신들의 연구를 하다 보니 좋은 점수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앞으로 건강한 연구실이 더욱 확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교 문화 전통의 학생들은 위에서 하면 따라가는 수동적인데 반해 건강한 연구실은 학생과 교수간 수평적이면 성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조그만한 울림"이라며 "결국 융복합이라는 것은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성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취지가 더욱 발전하고 확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건강한 연구실 협의회' 설립…우수문화 확산 구심점 육성

과기정통부는 올해 건강한 연구실로 선정된 10개의 연구실을 중심으로 '건강한 연구실 협의회'를 설립, 연구실 우수모델을 도출하고 우수문화를 확산하는 구심점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매년 선정된 건강한 연구실을 중심으로 연구행정을 연구자 친화적으로 개선하는 등 건강한 연구실 문화가 지속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이창윤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건강한 연구실의 '건강하다'는 말은 학생 연구원들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교수들이 잘 지원해 줄 수 있도록 하는 의미"라며 "건강한 연구문화는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만들어나가는 것인 만큼, 앞으로 정부는 현장의 우수문화를 발굴하고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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