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탐방-가덕신공항]㊦현지 주민들, 삶의 터전 잃을까 '전전긍긍'
[민심탐방-가덕신공항]㊦현지 주민들, 삶의 터전 잃을까 '전전긍긍'
  • 메디테크뉴스
  • 승인 2021.02.08 07: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집자주]선거철 단골공약인 '가덕신공항'이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또 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은 부울경 숙원사업인 '가덕신공항'을 선거 때만 되면 철석같이 약속해 놓고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안면을 몰수해 왔다. 하지만 최근 여·야 모두 '가덕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해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는 상황이라 지역민들의 관심이 다시 신공항에 쏠리고 있다. 뉴스1은 그동안 가덕신공항이 어떻게 추진돼 왔고,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2회에 걸쳐 살펴본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바라본 가덕신공항 건설추진 예정지. 2021.1.21


<디지털뉴스팀> "신공항이 들어서면 우리 주민들이 쫓겨날 수도 있는 게 문제죠. 난감할 뿐입니다."

가덕신공항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 확장안에 대해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발표하면서부터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향한 시계추가 빨라지면서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막론해 연일 가덕신공항 추진을 약속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신공항이 들어설 가덕도 현지 주민들의 반응은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대부분 주민이 타지역으로 쫓겨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70~80년 평생 살아온 가덕도 주민들…"정치권 소통 없어"

25㎢의 면적 가덕도에는 인구 3646명이 살고 있다.(2020년 11월30일 기준) 3646명 중 90%의 사람들이 농업과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3대째 가덕도에서 살아오거나 70~80년 평생 이곳에서 터전을 잡아 왔다. 이들은 충분한 보상비를 지급받는다 해도 외부 지역으로 나가기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정은근 가덕도 주민자치위원장은 "대부분 주민이 가덕신공항에 반대하고 있다"며 "우리들의 삶의 터전에 활주로가 놓이고 물류가 적재되면 가덕 주민 80% 이상이 이전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몇달 전 국무총리 검증위의 '김해신공항 검토' 발표 당시만 해도 현지 주민의 여론은 찬성 반, 반대 반이었지만, 지금은 반대 쪽으로 좀더 무게추가 기울었다는 설명이다.

정 위원장은 정치권과 지자체를 향해서도 날 선 목소리를 냈다. 정치권에서 '부울경의 염원', '지역경제를 살릴 미래'라는 구호를 잇따라 내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과의 소통은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2월 가덕신공항 특별법에 주민 생계권과 관련한 의제도 빠져 있다"고 말했다.

주민 A씨는 "부산 발전을 위해서라면 주민들이 동의할 수도 있겠지만, 점점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기 시작하면서 반대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보상을 받는다 하더라도 세 들어 사는 사람이 많아 충분히 보상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가덕신공항 기본 계획을 설계할 때 분명히 이주를 안 시키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고 바람을 전했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 전경. 2020.6.19

 

 


◇"활주로 설치하는 천성동과 대항동은 90% 이상 반대"

주민들에 따르면 가덕도는 천성, 대항, 눌차, 동선, 성북 등 모두 5개 법정동으로 이뤄져 있다. 활주로 설치가 유력한 지역인 천성과 대항에 사는 주민들은 90% 이상 신공항 건립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활주로가 들어서는 대항과 천성지역 사람들은 신공항 건립 플랜이 가시화되면 곧바로 짐을 싸서 떠나야 할 수도 있다.

주민 B씨는 "평생 자연과 함께 살아온 어르신들이 과연 다른 도시에서 살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처음에 구청장이 신공항이 들어서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이제는 99.9%가 건립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덕도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박혜자 강서구의회 의원은 "이주권이 없는 주민들이 많다 보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는 분이 적지 않다"며 "그래서 지속적으로 주민들과 신공항에 대해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강서구의회 차원에서 이들의 이주권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같은 지자체의 미온적인 태도에 가덕도 주민들은 신공항 건립에 따른 보상권과 생계권 등을 지자체에 요구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일 일부 주민들은 '가덕도 신공항 대책위원회'을 발족했다. 대책위는 마을 통장, 어촌계장, 지역위원장 등 36명으로 구성된다.

 

 

 

 

 

 

 

가덕도 주민들이 5일 '가덕도 신공항 대책위원회' 출정식을 열고 있다.(정은근 가덕도 주민자체위원장 제공)

 

 


◇시민단체 "주민 생활·이주권 보장해야"

지역 시민단체들은 신공항 건립 추진이 국책 사업으로 진행되는 만큼, 지자체가 주민들의 대체 생활권을 우선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도한영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가덕도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신공항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 처장은 "아직 가덕신공항의 가시적인 계획안이 나오지 않다 보니 주민들의 이주권 대책이 부재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인호 동남권관문공항추진 부울경범시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는 "신공항 부지에 사는 어부들이 많기 때문에 특히 어업권 보상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