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분상제의 배신…대출 막히고 특공 사라질까 '불안'
믿었던 분상제의 배신…대출 막히고 특공 사라질까 '불안'
  • 메디테크뉴스
  • 승인 2021.01.14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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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아파트 단지.


<디지털뉴스팀> 정부가 분양가 안정을 위해 실시한 분양가상한제 이후 오히려 분양가가 오르는 역효과가 발생하면서 청약 대기 수요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무너져가는 무주택자, 분양가 상한제 대국민 사기'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와 관심을 끌고 있다.

청원인은 "HUG 고분양가 규제보다 훨씬 비싼 분양가상한제는 무주택자를 난도질한다"며 "분양가상한제가 되면 10% 이상 저렴해진다던 전 국토부 장관의 말은 대국민 사기"라고 말했다.

이어 "공시지가가 문제라고? 그것을 몰랐다면 무능이며, 알았다면 그 저의는 무엇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집값 급등, 패닉바잉, 풍선효과, 전세난 등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분양가상한제 문제는 앞서 분상제를 적용받은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재건축)의 분양가가 종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체제보다 높게 책정되는 일이 벌어지면서 촉발됐다.

서초구 분양가심의위원회는 지난주 래미안 원베일리의일반분양가를 3.3㎡당 5668만6000원으로 승인했다. 토지 평가액 4200만원에 건축비 1468만원을 더한 금액이다. 이는 이전 HUG 분양가보다 3.3㎡당 700만원 이상 오른 것으로,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다.

분양가 제한에 따른 사업성 우려로 분양을 보류했던 조합 측에서는 이번 분양가 결정에 기대감을 나타냈으나, 청약을 유일한 내 집 마련 수단으로 삼고 오랜 기간 가점을 관리해온 청약 대기 수요자들은 이내 실망감을 드러냈다.

 

 

 

 

 

자료사진. 신규 분양 아파트의 모델하우스 모습.

 

 


정부는 고분양가를 잡겠다며 지난해 7월 말부터 공공택지에 이어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를 확대 실시했다. 그러면서 분상제 시행으로 분양가가 HUG 체제보다도 10% 이상 내려갈 것이라고 예고했고, 청약수요들은 기대를 하고 기다려왔다.

래미안 원베일리의 분양가가 오른 이유는 최근 국토교통부가 공시지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려 토지 감정가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서울의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2018년 6.89%, 2019년 13.87%, 2020년 7.89%, 2021년 11.41% 등으로 매년 큰 폭으로 올랐다. 정부가 끌어 올린 공시지가가 분상제를 무력화시켰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원베일리의 분양가가 오른 것은 공시지가 영향보다 사업지 일대가 특별건축구역이라 3.3㎡당 666만원의 가산비가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정부는 아니라지만, 전문가들은 공시가 현실화로 인해 신규 분양가는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시지가를 기반으로 땅값을 감정평가하는데 공시가 상승의 영향을 왜 직접적으로 받지 않겠느냐"며 "당연히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분양가 상승이 예상되면서 청약수요자들의 자금 마련 계획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비업계에선 서울 최대 재건축으로 주목받는 둔촌주공은 분상제로 3.3㎡당 3700만원 이상의 분양가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HUG 분양가보다 700만원 이상 비싸다. 이렇게 되면 공급면적 24평(전용 59㎡)도 9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분양가가 오르면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특별공급 물량도 줄어든다. 관계 법령에 따르면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내 9억원을 넘는 주택형은 신혼부부, 생애 최초, 다자녀, 노부모봉양, 기관추천 등 일반적인 특별공급 물량이 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수십차례 거듭된 정부의 규제들이 충돌하면서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분양가상한제를 기대하며 장기간 전세를 전전하던 청약 대기 수요자들의 허탈감과 불안감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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