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투자 적기" "우리가 호구냐"…LG 배터리 분할 뭐길래
"지금이 투자 적기" "우리가 호구냐"…LG 배터리 분할 뭐길래
  • 메디테크뉴스
  • 승인 2020.09.19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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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의 모습. 


<디지털뉴스팀>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분사하며 100% 자회사로 만드는 '물적분할' 방식을 선택한 것을 놓고 회사·증권업계와 소액주주들의 온도차가 극명하다. 기존 사례를 볼 때 주주가치 하락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LG화학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물적분할이란 모회사(LG화학)에서 사업 부문을 떼어내 자회사(LG에너지솔루션)로 만든 후 지분 100%를 소유하는 방식이다. 반면 인적분할은 모회사의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 법인의 지분을 나눠갖는다. 그래서 물적분할의 경우 '㈜LG→LG화학→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수직적 지배구조가 만들어지지만, 인적분할은 지주사인 ㈜LG가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을 갖는 수평적 구조다.

증권업계에선 배터리 사업의 물적분할이 기존 주주에게 악재가 아닌 호재가 될 것이라고 본다. 주주가치 희석이라는 마이너스 효과가 있지만, 그보다 기업가치 상승분이 더 크다면 결과적으로 이익이라는 것이다. 특히 석유화학 등 다른 사업과 묶여 있을 땐 평가절하됐지만, 분사 후에는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과 직접 비교가 돼 현재 글로벌 1위인 배터리 사업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될 것으로 본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바로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배터리 사업 기업공개(IPO)까지 최소 1년 이상 남았다"며 "그동안 LG화학 2차전지 사업의 성장과 수익성 개선 모멘텀을 향유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 주식을 보유하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구광모 LG회장. 

 

 


하지만 소액주주들의 반발은 거세게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큰 불만은 신설되는 LG에너지솔루션(가칭)은 자금 조달을 위한 상장이 유력한데 이 주식을 하나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인적분할이었다면 자신이 가진 지분율대로 신설법인의 주식을 받을 수 있지만, 물적분할은 배터리 사업에 대한 지분 100%가 LG화학에 있다. '배터리 때문에 LG화학에 투자했는데 플라스틱만 남았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소액주주들은 '호재'라는 증권업계의 주장이 틀렸다고 본다. 이론적으로는 맞을 수 있어도, 한국에서 기업가치의 상승이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은 적이 과연 있었냐는 의문이다. 실적이 연결되긴 하지만 연결기업의 가치가 제대로 반영된 사례는 없었다는 것이다. 포털사이트 주주 게시판에서 한 이용자는 "주가가 내려갈 게 뻔히 보이는데도 '올라간다'고 하는 건 우릴 호구로 본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 43.4%를 가진 삼성물산이 그렇다. 이 지분의 시장가치만 따져도 21조7600억원(이하 18일 기준)에 달하지만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은 그보다 적은 20조4600억이다. ㈜LG가 보유한 LG화학 지분(30.06%)도 14조1300억원으로 평가되지만 ㈜LG의 시가총액은 13조6100억원에 머물고 있다.

더 우려되는 건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된 이후다. 알짜 자회사가 상장으로 빠져나간 이후 모회사의 주가가 어떻게 됐는지 목격해서다. SK㈜의 경우 지난 7월2일 SK바이오팜이 상장한 이후 투자자들의 관심이 SK바이오팜에 쏠리면서 주가가 서서히 하락했다. 7월1일 주당 29만7000원이었던 SK㈜의 주가는 바이오팜 상장 이후 계속 하락하면서 두 달이 지난 9월18일에는 29.1% 하락한 21만500원이 됐다.

 

 

 

 

(LG화학 제공) 

 

 


앞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증자를 한다면 이런 경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그만큼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LG화학의 지분율은 낮아지기에, 배터리 사업이 잘 나간다 해도 연결실적으로 LG화학의 실적에 반영되는 가치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주주들은 상장만으로도 이렇게 모회사의 주가가 하락하는데, 증자를 거듭하면 주주가치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우려한다.

이 때문에 다음달 30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가 분수령으로 꼽힌다. 분할안이 통과되려면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중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현재는 LG화학 지분의 30.06%를 ㈜LG가 갖고 있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10.51%를 갖고 있는 국민연금공단과 36.09%를 보유한 외국인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이들이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반대한다면 상황이 복잡하게 흘러갈 수 있다.

LG화학은 IPO를 바로 추진한다 해도 절차에 1년 정도 소요되며, LG화학이 절대적인 지분율을 계속 보유하겠다는 입장이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지난 17일 주주·투자자 대상 콘퍼런스콜에서 "물적분할이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며 "오히려 물적분할 법인의 집중적 성장을 통해 주주가치가 제고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결정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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