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서경배 신화]①아모레 파는 외국인…"먼저 알아봤다"
[빛바랜 서경배 신화]①아모레 파는 외국인…"먼저 알아봤다"
  • 메디테크뉴스
  • 승인 2020.09.15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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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회장


<디지털뉴스팀> 'K-뷰티' 선봉장 역할을 했던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보복에 이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까지 겹치면서 경영실적이 곤두박질 치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에는 11거래일 연속 아모레퍼시픽의 지분을 팔아치웠다. 코스피 지수가 한 달 여 만에 2400선을 돌파한 것과는 대조되는 분위기다. 아모레의 '미래'에 대한 의구심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로 읽히는 대목이다.

◇1년간 1000억원 팔아치웠다…등돌린 외국인 투자자들

15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아모레퍼시픽의 외국인 지분율은 30.77%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4~5월에는 30%선이 무너지며 29%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외국인 지분율이 3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5년 9월 이후 처음이었다.

아모레퍼시픽의 외국인 지분율은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제재 이전이던 2016년에는 아모레퍼시픽의 외국인 지분율이 30~36%대를 유지했다. 한한령 조치가 떨어진 2017년도에도 최고 39%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1년 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누적 1000억원 넘게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팔아치우며 탈출하고 있다. 14일 종가를 기준으로 최근 1년 외국인 매도 액수는 1132억6400만원에 달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같은 날 기준으로 아모레퍼시픽의 모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 주식도 최근 1년 간 593억9100만원을 팔아치웠다. 이에 따라 외인 지분율은 20%대까지 하락했다. 연초만 해도 22%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난 6월 이후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1%p 이상 하락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맞수'인 LG생활건강의 지분을 늘리고 있다. 코로나19가 '1차 대유행' 시기인 지난 4·5월 LG생활건강의 외인 지분율도 43%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45%를 회복했고 지난 11일에는 올해 최고치인 45.43%를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와 LG생건을 바라보는 외국인 투자자의 시선이 달라졌다"며 "아모레의 매력도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K뷰티 불확실성 지속…하반기도 '글쎄'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 주식 매도에 나선 것은 실적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성장성에 대한 의문도 외인 투자자들을 떠나게 한 요인이다.

실제 중국의 한한령 조치 보복에 이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까지 겹치면서 'K-뷰티' 선봉장 역할을 했던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최고 전성기를 누리던 지난 2016년 영업이익이 1조원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42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약 3년 만에 영업이익이 반토막이 난 셈이다.

이는 아모레퍼시픽의 높은 화장품 사업 의존도 때문으로 분석된다. LG생활건강의 경우 화장품 사업 외에도 필수재인 생활용품·음료 사업을 함께 전개하며 안정적인 포토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지만,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사업에 치중돼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도 지난해 투자설명서를 통해 "당사의 대외 수출의존도가 높은 바 향후 글로벌 화장품 산업이 침체 또는 경쟁자가 나타날 경우 당사의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점 유의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곤두박질치는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3년 내에 배당 성향을 24%에서 30% 수준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외국인 보유 지분 비율은 제자리걸음이다. 화장품 업계 경쟁 심화와 오프라인 판매 시장 위축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외면 받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올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24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전년 대비 약 52% 감소한 수치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16.51% 감소한 5조246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일부 증권사는 코로나19 장기화와 화장품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 대신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며 목표주가 18만원을 유지했다. 업계에서는 목표주 중립 의견을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신수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디지털 역량 강화 방향성은 긍정적이나 코로나19 영향 장기화와 국내외 화장품산업 내 경쟁 심화에 따라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향후 국내외 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 완료와 면세점·중국 등 주요 채널에서의 회복이 투자의견 상향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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