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역사’ 제주자치경찰 갑자기 폐지?…"지방분권 후퇴"
‘15년 역사’ 제주자치경찰 갑자기 폐지?…"지방분권 후퇴"
  • 메디테크뉴스
  • 승인 2020.08.1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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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실질적 지방분권의 상징으로 찰성된 제주자치경찰이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발의한 '경찰법' 과 '경찰공무원법' 전부개정안을 발의하면서 폐지위기에 처했다. 

<디지털뉴스팀>  당정청이 자치경찰제 시행을 발표하고,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경찰법'과 '경찰공무원법' 전부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제주사회가 "지방분권의 심각한 훼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도민 자치경찰 인식 긍정적·만족도 높아

제주자치경찰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7월1일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제주특별법)에 근거해 창설돼 15년째 운영중이다.

창설 초기에는 제한된 인력과 권한, 사무 등으로 '무늬만 경찰'이라는 곱지 않는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단계적으로 인력과 사무를 확대하면서 도민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했다.

국가경찰 중 특별임용한 38명으로 시작한 제주자치경찰은 점차 규모가 확대돼 156명의 자치경찰과 일반직공무원이 소속돼 있고 2018년부터 파견 근무중인 국가경찰까지 더하면 419명이 근무중이다.

업무도 Δ교통시설물 심의 Δ관광지 순찰 및 관광사범 단속 Δ특별사법경찰 수사 Δ교통정보센터 운영 등으로 제한됐었다.

하지만 2018년 국가경찰로부터 사무와 인력을 이관받은 후에는 Δ중산간지역 행정복합치안센터 Δ유실물통합관리센터 Δ주취자 응급의료센터 Δ학교안전전담경찰관 Δ어린이통학로 개선업무 일원화 Δ관광신고센터 운영 Δ연합청년회와 치안파트너 체계 구축 등 국가경찰에서 시행하지 못하는 영역까지 확대됐다.

그 결과 지난해 도민 713명을 대상으로 제주연구원이 실시한 '제주자치경찰 치안만족도 조사'에서 '설립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다'는 물음에 54.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반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5.7%에 그쳤다.

또 '관련 업무·활동을 충실·신속하게 수행하고 있다'와 '공공의 이익 및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있다'에 대해서는 각각 '그렇다'는 응답이 45.3%, 45.6%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그렇지 않다'는 답변은 10.3%, 9.8%였다.

이와 함께 '경찰청 고객만족모니터조사'에서도 제주자치경찰의 112신고처리 만족도는 2019년 전체 78.0점에서 올해 1~6월 81.6점으로 개선됐다.

특히 '제주자치경찰'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응답자가 63.3%,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응답자는 13.3%로 조사됐다.

이처럼 참여정부 시절 실질적 지방분권을 위해 전국 최초로 창설된 제주자치경찰은 제주도민들로부터 '우리 동네 경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5월11일에는 민갑룡 당시 경찰청장이 제주를 방문해 제주자치경찰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극찬하기도 했다.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회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지원 국정원장,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김창룡 경찰청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설치근거·도입취지 국가경찰과 달라

제주자치경찰은 김영배 의원이 지난 4일 자치경찰제 전국 시행을 위한 '경찰법'과 '경찰공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면서 폐지될 처지에 놓였다.

김 의원의 개정안은 지난달 30일 당정청협의회가 '권력기관 개혁방안의 추요내용과 추진과제'를 통해 과도한 경찰 권력을 분산하기 위해 '광역단위 자치경찰제'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한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 법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제주자치경찰'은 폐지된다.

김영배 의원이 발의한 '경찰공무원법' 개정안 시행 즉시 제주자치경찰들은 그 계급에 상응하는 경찰공무원으로 신분이 바뀐다.

또한 제주자치경찰의 법적 근거인 '제주특별법' 제106조부터 제119조까지 모두 삭제된다.

제주사회는 제주자치경찰 폐지에 대한 적잖은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제주특별법’에 근거한 제주자치경찰은 경찰법에 근거한 국가경찰과 설치 목적과 법상 사무가 다른데, 국가경찰에 흡수되면 제주자치경찰 도입 취지와 목적이 사라지면서 ‘지방분권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가경찰의 법상 사무는 국민의 생명.신체 재산의 보호, 범죄의 예방·진압 및 수사, 범죄피해자 보호, 경비·요인 경호 및 대간첩·대테러 작전 수행 등이다.

반면 제주자치경찰은 주민의 생활안전활동에 관한 사무, 지역 교통활동에 관한 사무, 공공시설과 지역행사자 등의 지역경비에 관한 사무, 특별사법경찰관리 등이 법상 사무로 규정됐다.

제주자치경찰이 국가경찰화되면 조직 비대화와 경직화로 제주특색을 반영한 업무와 사안에 신속히 대응할 수 없어 결과적으로 지역주민 민원이나 업무가 행정으로 넘겨져 행정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관광불편신고센터, 행정복합치안센터 등이다 이들 업무는 국가치안사무에 지자체 행정사무를 융합한 제주자치경찰만의 특수시책이지만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환경과 산림, 식품, 자동차, 관광분야 등 제주특별법에 근거해 86개 법률에 대한 특별사법경찰 수사 업무도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반 형법 범죄에 대한 수사비중이 높은 국가경찰보다는 해당 분야에 대한 수사는 제주자치경찰이 성과와 경험을 축적해 왔기 때문이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의원실에서 만남을 갖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제주자치경찰 존치 특례 담아야"

제주자치경찰 폐지 법안이 발의되자 지역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제주도는 원희룡 지사 명의의 11일 김영배 의원이 발의한 경찰법·경찰공무원법 전부 개정안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제주자치경찰을 국가경찰로 일원화하는 것은 지방자치의 퇴행이자 역사의 후퇴"라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이번 (경찰법 등) 개정안은 2006년 제주도민들이 주민투표를 통해 정부의 자치분권 강화 방안을 받아들인 자치분권을 위한 주민들의 결정권을 무시해버리는 처사다"며 "제주자치경찰은 제주특별법에 의한 ’자치조직’이지 ’국가경찰’의 권력 분산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원 지사는 12일에는 국회를 방문, 김영배 의원을 만나 개정 경찰법과 경찰공무원법에 제주자치경찰의 존치와 국가경찰의 인력과 예산을 지원하는 특례 조항을 둘 것을 요청했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제주도의회도 제주자치경찰 존속 및 자치경찰에 대한 예산과 인력 지원을 위한 특례 조항 신설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제주도의회는 지난 10일 제38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제주도의 자치분권 핵심제도인 자치경찰 존치를 위한 경찰법개정(안) 특례조항 신설 촉구 결의안'을 재석의원 38명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도의회는 "제주특별법에는 '국가는 제주자치도의 지방자치를 보장하고 국제자유도시를 실현하기 위한 관련 법령을 지속적으로 정비하는 등 입법·행정 조치를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제주특별법 제정 취지에 맞도록 경찰법 개정안에 자치분권의 핵심제도인 제주자치경찰을 존속시킬 수 있는 특례 조항을 마련해 고도의 자치권의 보장될 수 있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제주자치경찰 내부도 술렁이고 있다.

고창경 제주자치경찰단장은 "고도의 지방분권 실현을 위해 제정한 제주특별법의 핵심이 자치경찰"이라며 "자치경찰이 국가경찰에 흡수된다면 제주특별법 취지에 반해 제주자치경찰제도를 크게 후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출신 오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을)은 "제주자치경찰은 지난 14년간 많은 성과를 냈고, 이를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경찰법 개정안 등에 대한) 국회 논의과정에서 제주자치경찰 존치 등 특례 조항 신설을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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