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은 '숙원'이라지만 공룡 신협 출현 가능성에 금융당국 '우려'
신협은 '숙원'이라지만 공룡 신협 출현 가능성에 금융당국 '우려'
  • 메디테크뉴스
  • 승인 2020.05.12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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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상규 법사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의를 선언하고 있다 .

<디지털뉴스팀>  신용협동조합(신협)의 영업권역을 현행 시·군·구에서 전국 10개 광역시·도로 대폭 넓히는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된 가운데 일부 신협의 대형화로 독과점화 및 조합간 과당경쟁에 따른 부실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당국은 부실 우려에 동의하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영업권이 저축은행 수준으로 확대되는 만큼 관련 규제도 저축은행 수준으로 강화하고 신협 세제혜택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2일 금융권과 국회에 따르면 신협의 공동유대(영업권) 범위 확장을 골자로 하는 신협법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상정됐다. 4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오는 15일 전까지 법사위가 개최되면 통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개정안은 신협의 영업권역을 226개 시·군·구에서 신협 지역본부가 있는 10개 시·도 권역으로 확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을 예로 들면 현재 마포신협은 마포구 이외 구에서 영업을 제한받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서울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다. 영업권 규제 완화는 신협의 오랜 숙원이다. 지난 1월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이 시무식에서 신협의 공동유대 칸막이를 낮추겠다는 의지도 표명한 바 있다.

반면 금융당국은 개정안이 통과 조합간 과당경쟁으로 대형조합의 독과점화 및 다수 영세조합의 부실화가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자산 규모가 큰 신협이 문어발식 지사무소를 설치하면 자산 규모가 작은 신협은 경쟁력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상호금융의 주요 역할인 지역민과의 관계형 금융이 훼손될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자산 5000억원 이상 대형 신협의 경우 평균 1.1개의 지사무소를 보유하고 있지만, 자산 1000억원 이하 조합의 지사무소는 평균 0.4개에 불과했다.

앞서 1990년대 후반 조합간 자산확대 경쟁으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한 전력이 있는 신협은 자체 예보기금이 고갈되면서 4조7000억원의 국민 세금이 들어갔다. 총 580개의 신협이 구조조정됐으며 2004년에서야 자체 예보기금 체제로 복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2010년 저축은행도 영업구역을 기존 11개 권역에서 6개 권역으로 확장해준 뒤 대규모 저축은행이 출현하면서 부실 리스크가 커져 결국 저축은행 사태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협은 상호금융권 중에서도 연체율 등 건전성이 취약하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신협의 연체율은 3.22%로 농협(1.59%), 새마을금고(2.21%)보다 높았다. 전체 조합 중 적자 조합의 비율도 신협은 27.3%로 농협(5.9%), 새마을금고(22.8%)를 넘어선다.

준법감시·위험관리 등 내부통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지난해 총 23건(61억원)의 금융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농·수·산림조합 및 새마을금고의 영업권이 시·군·구인데 반해 개정안이 통과하면 신협만 확대돼 형평성 논란도 불거진다.

금융당국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규제 강화 및 기존 세제혜택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1000만원 한도내 출자금 및 3000만원 한도 내 예탁금에 대한 배당이자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또 저축은행이 받고 있는 규제 ΔBIS 자기자본비율 7% 이상 Δ유동성비율 100% 이상 등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현재 신협은 순자본비율 2% 이상의 규제를 받고 있지만 유동성비율 규제는 없다.

금융당국은 법 개정 대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조합 전체 대출의 3분의 1로 제한된 비조합원 대출한도를 2분의 1로 확대하고 재무건전성이 우량한 조합에 대해 영업권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법 개정 없이도 시행령 개정만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행령 개정만으로 신협 영업권을 확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실 우려 또한 차단할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법안이 통과되면 현재 누리고 있는 혜택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개정안이 이번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20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돼 다음 국회의 정무위 소위원회부터 다시 입법 절차를 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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