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사투중인 한 의사의 고뇌
코로나19와 사투중인 한 의사의 고뇌
  • 배종길 편집인
  • 승인 2020.02.27 2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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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장이신 민복기 대구시의사회 부회장(올포스킨피부과의원 대표원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것인데, 필자의 허락을 받고 전재합니다(편집자 주).
이 글은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장이신 민복기 대구시의사회 부회장(올포스킨피부과의원 대표원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것인데, 필자의 허락을 받고 전재합니다(편집자 주).

 

<메디테크뉴스=대구> 현재 코로나 확진 검사를 많이 시행할수록 어느 도시에서든 확진자 수는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한다. 앞으로 계속 증가한다. 앞으로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까? 고민이 된다.

우선 순위를 어떻게 둘까? 확진자 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러나 설마(?) 하였지만 현실이 된 것 같다. 대구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고 열흘이 지났다. 그 사이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현장에서 대처하면서 느낀 점은 메르스때 대처한 부분과 다른 부분들이 있고 그 부분들을 빨리 보완하여 대처 방안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1998년 군의관 때 당시 군대에서 흔한 피부질환인 봉소염, 진균, 바이러스 세균 등 감염성 질환과 옴, 성병 등 전염성 질환의 전파를 막아서 고생하는 군장병들이 없도록 하려고 여러 연구와 논문을 쓸 때를 생각하며, 그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현재 상황에서도 코로나19 대처의 우선 순위를 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1. 의료자원과 의료인력의 효율적 활용

 

경증환자와 중증환자를 분류하고 의료자원, 인력을 중증환자 관리에 두도록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환자들이 초기에는 감기ㆍ몸살과 구분하기 어려운 가벼운 증상을 느끼고, 심한 폐렴으로 진행하더라도 환자 본인은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중증 폐렴으로 진행하더라도 사망하는 사례는 일반 바이러스성 폐렴에 비해 적은 특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환자ㆍ고령자들이 밀집해 생활하는 병원이나 요양원, 정신병원, 사회복지시설, 구치소 그리고 산후조리원 등에 바이러스가 유입되지 않도록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이러한 환경에서 일하는 돌봄종사자를 잘 관리하고, 의료진, 각 격리병상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는 의료진을 보호하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 같다.

심각한 환자의 치명률이 높아지지 않게 잘 대응하여야 할 것이다. 의료자원과 의료인력을 중증, 심각한 환자 치료에 적극 투입하고 현재 응급실 등 의료시스템을 잘 유지하고 기존 질환 치료에 소홀함이 없도록 인력배치를 하여야할 것 같다.

 

2. 중증환자관리와 심각한 환자의 빠른 상급병원 전원시스템, 치명률을 낮추기 위한 대처

 

경북 청도대남병원 폐쇄병동의 장기 입원 환자중 사망환자 7명은 공통적으로 폐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고, 오랜 투병으로 인해 전반적 건강 상태가 불량한 상태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폐렴이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사망에 이르렀다.

청도대남병원을 제외한 다른 사망환자 역시 만성신부전 등으로 건강상태가 불량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폐 등 기저질환과 불량한 건강상태(면역력 저하)가 코로나19 감염 후 질병의 급속한 진행과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금 대구ㆍ경북 지역에서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 모든 의료시설이 이 환자들로 채워지고 있다. 확진자가 지나간 응급실과 병의원들의 폐쇄가 반복되고 있다.

일선에서 볼 때 80%의 환자가 가벼운 환자인 경증으로 분류할 수 있는 환자군인 것 같다. 증세가 가벼운 환자들, 집에서도 자가격리하면서 치료가 가능한 환자를 걸러내고 폐렴이 있는 중증 환자는 2, 3차 의료기관으로 가고, 심각한 환자는 중환자 치료가 가능한 상급종합병원으로 빨리 전원해서 치료하는 방안이 좋을 것 같다.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만 밀려드는 환자를 적절히 치료해서 사망을 막고 후유증을 막아서 더 많은 환자를 구할 수 있을 것 같다.

 

3. 퇴원 기준의 완화 또는 새로운 정립의 필요

 

코로나19 환자는 증상이 사라진 후 24시간 간격으로 진행되는 2번의 실시간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오면 격리에서 해제된다.

그 사이 검사 결과가 상이하게 나오면 다시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퇴원 여부는 의료진이 환자의 기저 질환, 후유증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지난 메르스때 퇴원 기준을 참고하여 지금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증상이 경미한 환자나 무증상 확진자가 많아서 증상 소실이라는 부분이 퇴원기준에서 예매할 수 있다고 본다.

가능하면 이런 부분을 고려해서 빠른 시간내 퇴원 기준과 퇴원 후 관리 계획을 다시 정비하고 수립해서 경증 환자로 인해서 병상 수급에 어려움이 오지 않도록 조기 퇴원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환자군을 대상으로 조기퇴원에 대한 데이터를 만들면서 새로운 기준점을 수립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한번 더 중요한 부분들을 참고해 보면

1. 중증 환자. 혈액투석환자가 적절하게 투석을 받을 수 있어야 하며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자, 산모, 소아당뇨환자 등 면역이 떨어진 환자군은 중점관리해야한다.

2. 시설에 입소되어 있는 환자 및 정신병원, 요양병원, 요양원 등 환자 관리 및 돌봄 종사자분들과 의료진의 감염 상태 관리

3. 퇴원기준 새로운 정비

4. 지금 현재 시점에서는 빠른 시간내 확진자 찾기, 자가 격리로 확산을 줄여야 함. 최대한. 그러나 더 확산이 많이 되는 시점이 오면 확진자 찾기보다는 중증 환자 관리쪽으로만 집중해야할 것임.

5. 유행성독감의 유행 시기가 오면 코로나19에만 집중하기는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

 

대구에서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오고 열흘 정도 지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정말 고생하고 있다.

서로 서로 다독이며 견디어 내고 있는 것 같다.

대구시청 10층에 많은 공무원들과 의료진들이 대비책을 밤새워 준비하고 있다.

이경수, 이중정, 김건엽, 홍남수, 황준현, 감신교수님과 제일 고생하고 있는 김종연교수님!  조금 더 버티고 확산세가 줄어들도록 막아보도록 합시다.

 

                                                                                                         2020. 2. 27 새벽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장 민 복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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